서울이 단기간 동안에 너무 커져서 도저히 쾌적하게 살기는 틀린 도시가 되어 버린 것은 다른 발전도상의 나라들도 공업화과정에서 대도시가 격게 되는 집중화의 공통된 현상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원인은 또 물리적으로 해결하거나 개선할 수가 있지만 불쾌한 원인의 큰 몫은 불친절한 서울사람의 책임으로 판명된 사실에서 우리는 우리자신을 다시 한번 성찰해보지 않으면 안된다.

왜 우리는 남을 기분좋게 해 주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것일까?

나라마다 그 나라사람들을 집단적으로 특징지울 수 있는 국민성이 있다. 그것은 그 나라 사람들이 같은 장소의 같은 여건에서 오랫동안 살아 왔기 때문에 제이의 천성으로 얻어진 습관이지 원래의 본성은 아닐 것이다.

수 천년동안을 한자리에 붙어서 농사를 지어서 대대로 먹고살았던 우리 민족은 일생을 자연속에서 아는 사람들끼리만 상대하고 살아 왔기 때문에 남에게 특별히 친절하게 하고 자기를 잘보여야 할 필요가 없이 살아 왔다. 자연의 절기란 정직하게 제때를 찾아 오고 그것에 마추어 부지런하게 노력하면 대개는 씨 뿌린만큼 거두었다. 매일 보는 사람들이란 일가 친척이나 뻔히 아는 처지이니 분수만 알아 제자리를 지키면 되었고 나쁜 짓을 할수 없는 만큼이나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는 인간관계였다.

공업화과정에서 인구의 대부분이 일을 따라 이동하며 이합집산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새로 알게되는 사람, 근본을 모르는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되는 것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천연자원이 빈약하고 좁은 국토와 많은 인구의 여건에서 삼차산업사회로의 방향이 유일한 살길이라는 것이 판명된 이 싯점에서 서비스업의 기본은 불특정 타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사회계급 서열인 士農工商에서 서비스업의 元祖인 장사를 천시하고 상업행위란 것을 비생산적인 일로 쳐왔다. 장사란 중간에서 남의 비위를 마추고 슬쩍 돈이나 챙기는 사기행위와 거의 동일시 해 왔기 때문에 현대사회의 모든 서비스업에서도 남에게 친절하게 하는 것이 어쩐지 겉과 속이 다른짓을 한다는 쑥스러움이 아직도 우리에게 남아 있는 모양이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사업에서는 우리 국민 전체가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 관광사업이란 한 나라의 특유한 자연풍광, 역사나 문화 생활습관, 그 나라만의 천연생산품이나 가공품 등이 모두 상품이 되어서 외국인의 호기심을 기분좋게 만족시켜 주어야 한다. 그들이 다른데에서 볼 수없는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의 총체적인 생활속에서 보고 배우고 먹고 즐기고 또 우리나라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을 사서 가지고 가도록하려면 우선 우리가 우리의 고유의 문화 유적을 잘 정비하고 간수하고 우리예술, 우리음식, 우리상품에 정성을 드려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관광객에게 직접 제공하는 단말접촉에서 우리의 친절한 태도는 필수적인 요건이다. 더구나 우리는 긴 역사에 비해 보여줄만한것이 별로 많지 않기때문에 친절에서 더욱 점수를 따야한다.

이제 친절은 국제화사회의 기본예의이다. 만약에 우리민족이 친절을 천성으로 타고나지 못했다하더라도 이제는 교육으로 훈련하고 연마하여야하는 기술로 간주해야 한다. 서비스업이 일찌기 발달한 나라에서 유치원부터 이러한 생존기술을 어떻게 교육하는가를 보고 배워야 한다.